[기고] ‘4차 산업혁명’ 데이터와 새로운 성장을 위한 준비(서울파이낸스, ‘16.12.21일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뜨겁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 올 사회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가 하면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가 세계 경제에서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주요국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물인터넷(GE), 인공지능(구글), 무인자동차(구글, 테슬라) 등의 분야에서 민간 주도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ICT기술을 활용해 생산방식을 혁신하는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국가 아젠다로 삼고 있다. 또한 중국은 정부 주도 하에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는가 하면, 일본의 경우는 ‘일본재흥전략 2016’을 통해 제조업을 넘어 교육, 노동 등 경제·사회 전반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변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분야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핀테크(FinTech),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의 구현은 결국 데이터가 존재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데이터는 콘텐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산업과 같은 다양한 후방산업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마치 고속도로, 철도와 같이 인프라 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매일 250경 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는 2014년 IBM의 주장처럼 오늘날 컴퓨팅 파워의 향상에 힘입어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폭증하는 데이터 및 데이터 분석의 활용은 다양한 경제 영역에서 생산성, 자원효율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의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제조업의 경우 제품이나 생산시설에 센서를 탑재하고 센서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제품의 품질 제고, 공장운영 최적화, 유지보수 서비스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유통·물류업의 경우에도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상품이나 서비스 전달체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월마트는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인 회사로 자회사 솔루션인 ‘소셜 게놈(Social Genome)’을 이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스코와 디에이치엘의 2015년 분석에 따르면, 사물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향후 10년간 물류업무와 공급망 관리에 1조9000억 달러의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의료분야에서는 난치병 치료나 질병 예방 연구의 향상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으며, 과학분야에서도 수퍼 입자가속기, 전파망원경(매 20초당 100만 기가바이트의 데이터 생성)을 통해 수집된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모든 현상에는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향후 도래할 데이터 혁명 시대에는 결국 데이터를 많이 집중시킨 자에 의해 시장이 왜곡되는 등의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ies)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특정 판매업체에 대한 종속(vendor lock-in)과 같은 반경쟁 행동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머신 러닝 알고리즘)의 무분별한 도입에 따라 오류로 인한 위험도 예견 가능하다.

따라서 거부할 수 없이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이나 ‘데이터 혁명’ 시대의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그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의 준비가 필요하다.

예컨대, 정부는 순기능 극대화를 위해 ICT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분야로 데이터 활용 기반을 확산시키는 한편, 이를 위해 데이터의 개방, 상호 운용성 등을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보비대칭 문제의 해소를 위해 데이터 공개성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드를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경쟁 촉진 및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나 데이터 혁명 시대에는 자동화 시설 및 로봇의 도입으로 매뉴얼에 기반한 노동집약적 블루칼라(blue collar)에 대한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재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이나 사회안전망의 확충도 요구된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우에도 변화를 거부하기보다는 ‘4차 산업혁명’이나 ‘데이터 혁명’의 성장 잠재력에 적극 투자하고 변화된 환경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 기반 상품·서비스·기술의 개발역량을 강화해 상품·서비스 혁신, 생산과정 혁신, 마케팅 혁신, 조직 혁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거나 자동화된 의사결정의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영역(생명, 재산 등의 침해 위험)에는 인간이 개입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핵심요소로서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과 분석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각 경제 주체가 다가올 새로운 환경에 준비되어 있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기업, 개인이 각자의 영역에서 변화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의 승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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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파이낸스(http://www.seoul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