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백의 노동&사람] 영업관리 팀장의 업무 부실과 재산상 손실 행위에 대한 징계해고
소청백(素淸白) 안성준 노무사(강남노무법인)
I. 문제의 소재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업무상 부실은 단순한 저성과를 넘어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경영상 위해(Hazard)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영업 관리의 중책을 맡은 팀장급 근로자의 관리 책임 해태는 채권 사고라는 직접적인 재산상 손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리스크 관리시스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최근 유통 사업 및 부속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 기간 발생한 업무 부실로 인해 약 19억 원의 회사손실을 야기하고, 회사를 경영위기에 빠뜨린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단행한 징계해고의 정당성이 쟁점이 된 사례가 있다(중앙노동위원회 2025. 8. 11. 판정 – 초심: 기각, 재심: 초심 유지).
이에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의 법적 쟁점과 판정 내용을 살펴 보고, 나아가 충분한 인적 자원과 경영정보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소규모 회사에서 근로자가 징계해고의 억울함을 다투어 볼 여지는 없는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II. 사실관계
1. 당사자
가. 근로자 A는 2022. 8. 1. B 회사에 입사하여, 입사와 동시에 이 사건 사용자의 모(母)회사(C 회사)의 ○○팀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2024. 12. 27.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나. 사용자 B는 상시 약 1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외식프랜차이즈 사업, 식품유통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이 사건 회사는 모(母)회사(C 회사)가 100% 출자한 회사이다.
2. 당사자 주장요지
가. 근로자
근로자가 담당하지 않은 업무에서 채권 사고가 발생하였고, 채권 사고에 대한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채권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 근로자는 사용자로부터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한 직원보다 중한 징계를 받았으므로 징계양정이 과하며, 징계과정에서 소명권이 보장되지 않았기에 징계해고는 부당하다.
나. 사용자
이 사건 근로자는 사용자의 학교 급식 유통 사업에 대한 상품영업을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모회사의 특명감사를 통해 비위가 확인되었다.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는 정당하고, 사용자에게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여 그 비위가 단순한 업무상 실수로 볼 수 없음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아니하였으므로 해고의 양정이 적정하며, 소명권 보장에도 하자가 없으므로 해고는 정당하다.
III. 법적 쟁점 및 판정 내용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적용 법리
(1) 취업규칙상 징계사유 및 징계종류 규정
취업규칙에서 징계사유와 그에 대한 징계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정 자체가 신의칙에 위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중략) 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위법∙부당하다는 어떤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에 따른 해고의 징계처분은 일응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2) 징계 혐의 사실 인정과 무죄추정의 원칙의 관계
징계혐의 사실의 인정은 형사재판의 유죄 확정여부와는 무관한 것이므로 (중략) 유죄판결 확정 전에 이루어진 해임처분이 공무원의 신분보장에 관한 헌법 제7조, 제15조나 무죄추정의 원칙에 관한 헌법 제27조제4항의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두1042 판결).
나. 판정 내용
(1) 징계사유의 인정
징계사유 1, 3~4 및 6~8
근로자가 유통 사업의 거래약정서 관리 및 외상매출금 회수관리를 소홀히 하여 회사에 1,910백만 원의 손실을 입힌 중대한 비위행위가 인정된다(징계사유1). 나머지 징계사유는 징계사유 1을 영업관리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세분화한 것이다. 근로자는 전 대표이사의 지시나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관리 부실을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으나, 실제 해당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했고 특명감사 등에서 미수금 발생 및 계약서 미체결 등의 사실관계를 전체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징계사유로 타당하다
징계사유 5 (구체적 적발 사항)
무담보 계약 학교급식 대리점 97개소 중 28개소에 대해 외상매출금 약정한도를 초과하여 물품을 공급한 행위이다. 근로자는 이를 부인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의 감사 결과에서 초과 공급 사실이 명확히 확인되었으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징계사유의 불인정
징계사유 2 (위험성 보고 미흡)
외상매출금 부담 등 사업의 위험성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상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거나 그 기준이 없으며, 부실보고를 입증할 이사회 회의록 증 객관적인 증빙자료도 없다. 징계사유 2 (위험성 보고 미흡)는 상세한 설명 의무나 기준이 없으며, 부실 보고를 입증할 이사회 회의록 등 객관적 증빙 자료가 없다.
징계사유 9 (감사 확인서 서명 거부)
감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어 서명을 거부한 정당한 행위이며, 사측이 서명을 강제할 수도 없다. 구체적인 인사규정 위반 사실관계도 불분명하다.

2.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
가. 적용 법리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나. 판정 내용
총 9건의 징계사유 중 부실보고 및 서명 거부를 제외한 핵심 직무(유통사업 부실 관리) 관련 7건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다. 회사의 핵심 사업인 학교 급식 유통 업무를 담당하면서, 상당 기간 다수의 부실 관리를 주도하여 막대한 금전적 손실과 사업 중단 사태를 초래하였다. 이는 우발적 실수가 아닌 중과실 또는 고의에 해당한다. 그리고 감사 결과에 대한 날인을 거부하고, 징계위원회 직전에 질병을 이유로 연속하여 휴직을 신청하여 출석을 회피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근로자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회사의 경영관리가 위험에 처해질 수 있고, 사용자와 근로자간 신뢰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므로 근로자에게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고의 양정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한다.
3. 징계절차의 적법성 여부
가. 적용 법리
취업규칙 등의 징계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피징계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에 관하여 자신에게 이익되는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는데 있고, 소명 자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기회를 부여하였는데도 소명하지 아니하고 연기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연기요청에 불구하고 피징계자의 참석과 의견개진 없이 징계위원회를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24763 판결).
나. 판정 내용
(1) 사용자의 인사위원회는 근로자의 징계혐의에 대한 내용을 심의하고자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하도록 출석통보하였으나, 근로자는 출석통보를 한 직후에 적응장애 진단서를 근거로 3차례에 걸쳐 휴직을 신청하였으나, 인사규정상 사용자가 휴직을 명하거나 허가할 수 있는 재량규정인 것으로 보인다.
(2) 사용자가 근로자의 3차례 휴직 신청을 모두 반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는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한 바 없이 업무복귀 이후 인사위원회 참석이 가능하다는 취지만을 기재한 소명서를 제출한 후 참석하지 아니하였고, 인사위원회는 근로자가 불참한 가운데 예정대로 개최하고 징계해고를 통보하였다.
(3) 근로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음에도 소명하지 아니하고 연기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피징계자의 참석 없이 징계위원회를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는데, 징계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휴직을 신청하고 임의로 복귀 이후 참석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변명하였을 뿐이므로 이를 정당한 소명권의 행사로 보기도 어려우며, 징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소명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4. 판정의 결론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지 아니하나,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 하자가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Ⅳ. 판정 내용에 대한 검토의견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한 지 2년을 조금 넘겼고, 모(母)회사의 팀장과 소속 회사의 팀장을 겸직하고 있었는 데 회사의 상시 근로자가 약 17명에 불과하여 내부 보고체계, 사업∙영업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징계해고의 중요한 사유가 된 보고서를 검토한 이사회 회의록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어떻게 보면 근로자(팀장)는 사업∙영업 관리시스템이 구축, 작동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혼자서 고군 분투하다가 업무상 부실에 대하여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징계해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다
근로자(팀장)의 입장에서 만일 법원에서 징계해고를 다투어 본다면 개인의 비리행위가 아닌 시스템 부재와 경영진의 책임 부각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혼자서 무려 229개소에 달하는 거래처를 관리했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의 업무량이다. 이는 근로자의 태만이 아니라, 회사가 공격적으로 매출 확대 정책을 펴면서도 이를 감당할 관리 인력이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책임도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본래 직무는 마케팅이었으나, 유통 업무는 전 대표이사의 특별 지시와 압박에 의해 부수적으로 수행된 것임을 입증한다. 경영진의 구두 지시나 메신저 기록 등을 증거로 확보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 관한 중요한 보고서를 검토, 결정한 이사회에 참석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 여부는 알 수가 없으나 그 공동책임을 묻을 필요가 있다.
또한 징계위원회 직전 발현된 ‘적응장애’는 단순한 출석 회피용이 아니라, 지나친 업무 과중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인해 발생한 급격한 질환임을 주장한다.
* 소청백(素淸白) 안성준 노무사(강남노무법인)는 IT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노무 전문가로, 노사관계 및 노무법적 쟁점을 다룬 ‘소청백 안성준 노무사’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