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소송상 금융거래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 시 하는 경우 위법성 조각여부(적극)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13141 판결
【판시사항】
[1] 재판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이나 범죄혐의에 대한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금융거래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죄에 대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2] 갑이 을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제1 민사사건)과 병이 을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제2 민사사건)의 소송대리를 맡은 피고인이 제2 민사사건에서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갑의 은행 거래내역을 제출하고, 제1 민사사건에서 병의 소득금액증명,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병의 은행 거래내역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함과 동시에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알게 된 거래정보 등을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갑의 거래내역, 병의 소득금액증명 및 거래내역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비록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위반죄 및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2025. 4. 1. 법률 제20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4항,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재판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이나 범죄혐의에 대한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금융거래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 등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이때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금융거래정보 또는 개인정보 제출자가 해당 정보를 수집·보유하고 제출하게 된 경위 및 목적, 정보를 제출한 상대방, 제출 행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출인지, 비실명화 등 정보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 가능성 및 조치 여부와 내용, 제출한 정보의 내용, 성질(민감정보 여부 등) 및 양, 침해되는 정보주체의 법익 내용, 성질 및 침해의 정도, 정보를 제출할 다른 수단이나 방식의 존재 여부, 다른 수단이나 방식을 취하지 않고 정보를 제출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의 유무 등 개별적인 사안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 갑이 을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제1 민사사건)과 병이 을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제2 민사사건)의 소송대리를 맡은 피고인이 제2 민사사건에서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금융거래정보인 갑의 은행 거래내역을 제출하고, 제1 민사사건에서 병이 제출한 병의 소득금액증명,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금융거래정보인 병의 은행 거래내역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함과 동시에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알게 된 거래정보 등을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1, 2 민사사건은 갑과 병이 임금 및 퇴직금을 을에게 청구하는 소송으로 근로계약 체결 여부, 근로제공 여부,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기간 동안 별건 소득의 존재 여부, 증거로 제출된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 여부 등 주요 쟁점과 증거가 공통되는 점, 피고인은 제1, 2 민사사건에서 갑의 거래내역, 병의 소득금액증명 및 거래내역을 적법하게 제공받았고 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하거나 다른 법익을 침해하지 않은 점, 제1, 2 민사사건은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증거가 공통되고 일방 당사자가 동일하므로 소송대리인인 피고인이 갑과 병의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고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위 거래내역 및 소득금액증명을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었고 이는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인 점, 위 거래내역들은 금융거래정보이고 소득금액증명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만 모두 갑과 병이 제1, 2 민사사건에서 주장한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금융거래내역 또는 개인정보로서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국가기관인 법원이라는 사정까지 더하면, 갑과 병에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쉽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갑의 은행 거래내역, 병의 소득금액증명 및 은행 거래내역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비록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2025. 4. 1. 법률 제20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위반죄 및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5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2025. 4. 1. 법률 제20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4항, 제6조 제1항,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59조 제2호, 제71조 제2호, 제5호(현행 제71조 제9호 참조), 형법 제20조 [2]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2025. 4. 1. 법률 제20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4항, 제6조 제1항,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59조 제2호, 제71조 제2호, 제5호(현행 제71조 제9호 참조), 형법 제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3673 판결(공2025하, 1605)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ooo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5. 7. 24. 선고 2024노25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최○주가 정○미 외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가단108693 민사소송(이하 ‘제1 민사사건’이라 한다)과 유○우가 정○미 외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가단86903 민사소송(이하 ‘제2 민사사건’이라 한다)에서 정○미 외 2명의 소송대리를 맡은 변호사이다.
피고인은 제1 민사사건에서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금융거래정보인 ① 최○주의 신한은행 및 기업은행 거래내역(이하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이라 한다), 제2 민사사건에서 유○우가 제출한 ② 소득금액증명(이하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이라 한다) 및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금융거래정보인 ③ 유○우의 신한은행 거래내역(이하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이라 한다)을 다음과 같이 이용하였다.
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위반
피고인은 2023. 1. 27. 제2 민사사건에서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알게 된 거래정보 등을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였다.
나. 「개인정보 보호법」위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위반
피고인은 2023. 1. 5. 제1 민사사건에서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 및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함과 동시에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알게 된 거래정보 등을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는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2025. 4. 1. 법률 제20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금융실명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 및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개인정보 보호법’이라 한다) 제71조 제5호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 및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을 각각 법원에 제출한 행위가 구 금융실명법 제6조 제1항 및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구 금융실명법 제4조 제4항의 ‘제1항 각 호에 따라 거래정보 등을 알게 된 자’, 구 금융실명법 제4조 제4항 및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의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의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구 금융실명법 제4조 제4항,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재판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이나 범죄혐의에 대한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금융거래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 등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이때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금융거래정보 또는 개인정보 제출자가 해당 정보를 수집·보유하고 제출하게 된 경위 및 목적, 정보를 제출한 상대방, 제출 행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출인지 여부, 비실명화 등 정보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 가능성 및 조치 여부와 내용, 제출한 정보의 내용, 성질(민감정보 여부 등) 및 양, 침해되는 정보주체의 법익 내용, 성질 및 침해의 정도, 정보를 제출할 다른 수단이나 방식의 존재 여부, 다른 수단이나 방식을 취하지 않고 정보를 제출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의 유무 등 개별적인 사안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3673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과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망 문○원은 2021. 8. 8. 사망하였고, 정○미 외 2명은 망 문○원의 상속인들이다.
나) 유○우는 2022. 3. 28. 정○미에게 ‘유○우, 최○주가 기독일보 (명칭 생략)을 운영한 망 문○원에게 고용되었으므로, 과거 고용된 기간 동안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는데, 위 내용증명에는 유○우가 대표로 위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최○주는 2022. 5. 24. 정○미 외 2명을 상대로 제1 민사사건 소송을, 유○우는 같은 날 정○미 외 2명을 상대로 제2 민사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 2 민사사건은 최○주와 유○우가 망 문○원에게 과거 고용된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을 망 문○원의 상속인들인 정○미 외 2명에게 청구하는 소송으로,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 근로제공 여부,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기간 동안 별건 소득의 존재 여부, 증거로 제출된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 여부 등 주요 쟁점과 증거가 공통된다.
라) 정○미 외 2명의 소송대리를 맡은 피고인은 제1, 2 민사사건에서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각 소송에 제출된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을 다투는 한편, 같은 기간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최○주, 유○우에게 별건 소득이 존재하는 등 제1, 2 민사사건에서의 최○주, 유○우의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청구기각을 구하였다.
마) 피고인은 제1, 2 민사사건에서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 및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을 적법하게 제공받았다. 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하거나 다른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바) 제1, 2 민사사건은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증거가 공통되고 일방 당사자가 동일하므로, 정○미 외 2명의 소송대리인인 피고인이 제1, 2 민사사건에서 최○주, 유○우의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고 그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하여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 및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을 제1, 2 민사사건에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이는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과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은 금융거래정보이고,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만, 모두 최○주, 유○우가 제1, 2 민사사건에서 주장한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금융거래내역 또는 개인정보로서,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및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그 밖에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위와 같은 정보의 성격에다가 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국가기관인 법원이라는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최○주, 유○우에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
아) 법원이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 및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의 보관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열람·복사 등 절차에 개인정보 등을 보호하는 관련 규정이 적용되므로 위 각 사건과 무관한 제3자에게 제공될 위험성은 크지 않다.
3) 이러한 사실과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최○주 거래내역, 이 사건 유○우 소득금액증명 및 이 사건 유○우 거래내역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비록 구 금융실명법 제6조 제1항 위반죄 및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소지가 충분하다.
4) 그럼에도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