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정보] 아동학대 피해아동의 사진, 생년월일 등을 보도한 사례

헌법재판소 2025. 12. 18. 선고 2023헌마111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아동학대 피해아동의 사진, 생년월일 등을 보도한 사실에 관하여 청구인에게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보도금지의무위반) 혐의를 인정한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이 사건 방송 당시 피해아동이 사망하여 피해아동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보도금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고, 수단이 상당하며, 방송의 경위와 구체적 내용에 비추어 오히려 피해아동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해아동의 사진과 생년월일 등에 대한 보도가 언론의 자유의 행사로서의 의미에 비추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하며 위법성이 조각된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제11조 제1항제21조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5. 29. 법률 제14172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호제7호제35조 제2항제36조 제1항제62조 제3항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호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0조

【참조판례】

헌재 2022. 10. 27. 2021헌가4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3248 판결
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도1520 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14. 선고 2020고합567, 2021전고6(병합)
2021보고4(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11. 26. 선고 2021노903, 2021전노84(병합)
2021보노41(병합) 판결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30. 선고 2020고정409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1도2084 판결

【전 문】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000 외 2인)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3. 6. 23.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425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21. 1. 2.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편, 2021. 1. 23.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할 길’ 편(이하 두 편의 방송을 통칭하여 ‘이 사건 방송’이라 한다)을 방영하였다. 청구인은 SBS 방송사 시사교양국 소속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의 담당 프로듀서이고, 이 사건 방송의 편집을 총괄하였다.

나. ‘정치하는 엄마들’(이하 ‘고발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방송이 피해아동의 얼굴과 생년월일 등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라 한다)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방송의 편집책임자를 고발하였으나, 경찰은 2022. 5. 2.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 의견으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이에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하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사건이 송치되었으나, 피청구인은 2022. 9. 23. 청구인에 대하여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고발인은 항고를 제기하였고, 서울고등검찰청은 재기수사명령을 하였다.

다. 피청구인은 2023. 6. 23. 청구인에게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보도금지의무위반) 혐의에 관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425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이 사건 방송의 제작 및 연출을 담당한 프로듀서로, 이 사건 방송에서 아동학대 피해아동인 ○○○의 얼굴 등을 모자이크 등 별다른 편집 없이 그대로 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동보호사건과 관련된 피해아동의 사진 등을 방송매체 등을 통해 방송하였다.』

라. 청구인은 2023. 9. 20.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아동학대처벌법 제35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 아동형사사건이나 피해아동이 사망한 경우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방송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공익적 목적으로 보도를 한 것이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3. 관련조항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5. 29. 법률 제14172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아동”이란 「아동복지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아동을 말한다.

7. “아동보호사건”이란 아동학대범죄로 인하여 제36조 제1항에 따른 보호처분(이하 “보호처분”이라 한다)의 대상이 되는 사건을 말한다.

제35조(비밀엄수 등의 의무) ② 신문의 편집인·발행인 또는 그 종사자, 방송사의 편집책임자, 그 기관장 또는 종사자, 그 밖의 출판물의 저작자와 발행인은 아동보호사건에 관련된 아동학대행위자, 피해아동, 고소인, 고발인 또는 신고인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용모, 그 밖에 이들을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신문 등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매체를 통하여 방송할 수 없다.

제36조(보호처분의 결정 등) ① 판사는 심리의 결과 보호처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1. 아동학대행위자가 피해아동 또는 가정구성원에게 접근하는 행위의 제한

2. 아동학대행위자가 피해아동 또는 가정구성원에게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접근하는 행위의 제한

3. 피해아동에 대한 친권 또는 후견인 권한 행사의 제한 또는 정지

4.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회봉사·수강명령

5.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

6.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설치한 감호위탁시설 또는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보호시설에의 감호위탁

7. 의료기관에의 치료위탁

8.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소 등에의 상담위탁

제62조(비밀엄수 등 의무의 위반죄) ③ 제35조 제2항의 보도 금지 의무를 위반한 신문의 편집인·발행인 또는 그 종사자, 방송사의 편집책임자, 그 기관장 또는 종사자, 그 밖의 출판물의 저작자와 발행인은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아동”이란 18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1) 2020. 10. 13. 생후 16개월의 아동(이하 ‘피해아동’이라 한다)이 양모(이하 ‘가해자’라 한다)의 학대로 사망하였다. 2020. 2. 3. 입양된 후 2020년 3월 말경부터 피해아동의 이마, 볼, 목, 허벅지, 배 등 몸 여러 곳에 빈번하게 멍 등의 상처가 발견되어 이를 수상하게 여긴 어린이집 원장이 2020년 5월경 아동학대신고를 하였고, 그 후에도 학대를 의심한 주변 사람들 등의 신고 및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의 2020년 7월경 수사의뢰에 따라 경찰 수사도 진행되었으며, 그 뒤 피해아동을 진찰한 소아과의원 원장의 2020년 9월경 신고도 있었지만 피해아동의 사망을 막지 못하였다.

(2) 이 사건 방송 이전에도 피해아동 사망 사건과 관련한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피해아동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는 등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피해아동의 인적사항은 이 사건 방송 전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 다른 방송을 통해 피해아동의 사망 시기와 사망 당시 개월 수, 생년월일 등이 공개되어 있었다. 피해아동의 학대사실과 무관하게 피해아동 가족이 출연한 EBS 프로그램에서 피해아동의 실명과 얼굴, 가족 전원의 얼굴이 공개되어 있었고, 몇몇 매체는 피해아동이 EBS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하였다. 피해아동을 위탁 보육했던 위탁가족이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함께 2020. 11. 16.경 기자회견을 하였을 때, 입양 전 피해아동이 건강하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 동영상 등을 보여주었고, 이 무렵부터 위탁가정에서 불리던 입양 전 이름(정인이, 이하 ‘입양 전 이름’이라 한다)도 알려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3) 피해아동의 양부모는 피해아동의 학대 및 사망과 관련하여 이 사건 방송 전인 2020. 12. 8.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각 공소제기되었다. 이 사건 방송의 방영 시점은 검찰이 가해자를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하여 그 재판을 앞둔 때로, 수사기관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고 장기간 지속된 피해아동에 대한 극심한 학대 정황에 비추어 살인죄로 기소 및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시의성이 있었다.

(4) 이 사건 방송은 피해아동이 가해자로부터 신체적 학대를 당하다 생후 16개월 경 사망한 사건에 관한 것인데, 피해아동의 생년월일, 입양 전 이름, 입양 전과 후의 얼굴 사진, 동영상 등이 보도되었다. 이 사건 방송의 제목에는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할 길’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방송을 전체적으로 보면, 피해아동을 추모하고, 이 사건 아동학대 범죄의 정확한 사실관계에 상응하여 가해자가 당시 기소된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니라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함을 주장하고, 수차례 아동학대신고가 있었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으면 학대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수사기관 등 관련기관을 비판하며, 후속 조치와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5) 이 사건 방송은 피해아동의 얼굴을 모자이크 등 별다른 편집 없이 그대로 노출하였고, 이 부분이 구성요건적 행위로서 고발 내용의 핵심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청구인은 피해아동의 입양 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사망 전날 등원하여 어린이집 선생님의 품에 안겨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 그리고 멍이 든 아동의 얼굴 등을 보도하였다. 각 영상과 사진은 피해아동 사망 전에 아동학대신고를 하기도 하였던 어린이집 교사들과 입양 전 피해아동을 돌보았던 위탁가정의 위탁모로부터 제공된 것으로 보이고, 이들은 이 사건 방송 등을 통해 피해아동을 추모하면서, 피해아동의 죽음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 정인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미안함과 지속적 아동학대와 피해아동의 죽음에 대한 명확한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러한 아동학대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등을 표시하였다. 이 사건 방송에서 진행자는 “아이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을 길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학대의 흔적이 유독 얼굴에 집중이 되어있었고, 아이의 표정에 그늘이 져 가는 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기에, 정인이의 얼굴을 공개하기로 어렵게 결정을 했습니다. 아이의 얼굴을 가려 피해사실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해 이익을 얻는 이는 오직 가해자뿐이기도 합니다.”라고 얼굴의 공개 사유를 설명하고 있다.

(6) 이 사건 방송 전 이 사건을 보도한 다른 방송 등에서 피해아동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는 등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 방송 등에서 양부는 피해아동의 팔다리와 얼굴의 멍, 심한 저체중의 모습에 대해, 아토피와 몽고반점 등이라거나 피해아동이 잘 먹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그 해명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 충분히 제공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해명은 피해아동의 사망 전 학대의심신고시에도 제출되어 수사기관 등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로, 가해자가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사건 방송은 피해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여 시청자들이 직접 판단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고 그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전문가의 검증을 받았다. 피해아동의 입양 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입양 전후의 피부색, 표정, 체중의 변화를 비교하여 지속적인 학대피해가 있었음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입양 전에는 피해아동의 얼굴과 팔다리의 피부색이 비교적 희고 점이나 착색 등이 보이지 않으며 표정이 밝고 체구가 또래와 비슷하게 보인다. 반면, 입양 후에는 피해아동의 피부색이 어둡게 변하고 얼굴에 멍이 보이고 피부에 착색된 곳도 보이며 왜소한 체격이 되었다. 피해아동의 사망이 우연한 사고나 우발적인 폭행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지속적인 학대에 이어 예견할 수 있는 결과임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여러 차례 아동학대의심신고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못한 결과 아동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경위를 상세히 보여주었다. 아이의 얼굴과 몸의 멍 등을 가리키며 그러한 멍은 아토피나 몽고반점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하는 전문가들의 진술과 피해아동의 사진 등을 비교하여, 아동학대의심신고 당시 수사기관이 가해자 측의 말에 의존하기보다,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볼 여러 가지 정황을 주의 깊게 살펴 적절한 조치에 나아갔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망 전날 등원하여 어린이집 선생님의 품에 안긴 피해아동의 행동과 표정 등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피해아동의 상태가 학대를 당한 아이들에게 보이는 ‘무감정상태’라는 전문가의 설명을 납득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7) 이 사건 방송은 재연 영상을 통해 보도할 수 있는 부분은 재연 영상을 활용해 보도하고 있고, 형제자매를 포함하여 아동학대행위자들 및 주변인의 모습은 흐린 화면으로 처리하였다. 피해아동 및 가족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피해아동의 가족관계나 학대 경위를 설명하는 외에는 주변인의 노출은 최소화하였다. 다만, 재연할 수 없고 모자이크 처리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는 부분인 얼굴의 멍이나 표정, 피부색 차이 등이 드러나게끔 피해아동의 실제 사진과 동영상을 사용한 것인데, 만일 피해아동의 얼굴 전부 또는 일부에 모자이크 처리를 할 경우 멍이나 표정, 피부색 차이 등을 구별할 수 없고 전문가 진단의 정확성 유무, 아동학대의심신고를 받은 수사기관이 학대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어 실효적으로 지속적인 피해사실 및 아동학대 사실을 전달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8) 이 사건 방송 뒤 검사는 피해아동의 학대사망 사건에 관하여 가해자의 주위적 공소사실을 살인죄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아동학대치사죄로 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고, 이후 가해자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14. 선고 2020고합567, 2021전고6(병합), 2021보고4(병합) 판결서울고등법원 2021. 11. 26. 선고 2021노903, 2021전노84(병합), 2021보노41(병합) 판결].

피해아동의 생전에 학대의심신고를 받고 이에 관여하였던 경찰관들은 미흡한 대응을 한 사실에 관하여 징계를 받았다.

또한 국회는 종전 아동학대치사죄만 규정하였던 아동학대처벌법에 아동학대살해죄를 신설하도록 위 법을 개정하고(제4조 제1항),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자의 신고가 있는 경우 시·도, 시·군·구 또는 수사기관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고(제10조 제4항), 사법경찰관리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현장조사를 위하여 출입할 수 있는 장소에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장소’를 추가하는 등(제11조 제2항)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하였다.

이 사건 방송에 대해 서재필 언론문화상, 뉴욕 티비(TV) & 필름(Films) 페스티벌 어워즈 다큐멘터리 부문 동상 등이 수여되었다.

나. 구성요건 해당 여부

이 사건 조항은 피해아동의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피해아동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며 그의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고, 아동학대처벌법 및 아동복지법에서의 ‘아동’은 ‘18세 미만인 사람’이라고 규정되어 있는데(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1호아동복지법 제3조 제1호), 이 사건 조항의 행위가 생존한 피해아동을 보도하는 경우에만 한정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방송은 방송사의 편집책임자가 아동보호사건에 관련된 피해아동의 나이,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방송매체를 통하여 방송한 경우로서 이 사건 조항이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다. 정당행위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우리 형법의 독특한 규정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형식적으로 위법하더라도 사회가 내리는 공적 평가에 의하여 용인될 수 있다면 그 행위를 실질적으로 위법한 것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이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대법원 2024. 8. 1. 선고 2021도2084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에 따라 사회상규에 의한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로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3248 판결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도1520 판결 등 참조), 위 ‘목적·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참조). 어떠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등 참조).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 요건은 행위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의 판단 기준이 된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 평가되려면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고려하여 그것이 법질서의 정신이나 사회윤리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어야 한다. 수단의 상당성·적합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은 결과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다. 이에 비하여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수단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요소의 하나로 참작하여야 하고 이를 넘어 독립적인 요건으로 요구할 것은 아니다. 또한 그 내용 역시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대법원 2024. 8. 1. 선고 2021도2084 판결 등 참조).

(2) 법리의 개별적 적용

헌법재판소는 신문의 편집인 등으로 하여금 아동보호사건에 관련된 아동학대행위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 등을 신문 등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매체를 통하여 방송할 수 없도록 하는, 아동학대처벌법 제35조 제2항(이 사건 조항) 중 ‘아동학대행위자’에 관한 부분이 언론·출판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헌재 2022. 10. 27. 2021헌가4). 이후 위 사건의 당해 사건(이하 ‘종전 당해 사건’이라 한다)에서 법원은 아동학대행위자의 실명과 얼굴 사진, 경력 및 사건 발생지 등을 특정한 채 보도한 피고인에게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하였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30. 선고 2020고정409 판결),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검사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당시 종전 당해 사건의 결론 등을 감안하여 청구인의 행위에 대하여 범죄 성립을 인정하고 정당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나 그 소추를 유예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어떠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종전 당해 사건의 피고인의 행위와 이 사건 청구인의 행위는 구성요건적 행위 자체가 다를 뿐 아니라, 구체적 목적과 수단도 차이가 있다.

특히, 이 사건 조항에서 아동학대행위자, 피해아동 등의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성장 과정에 있는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피해아동의 사생활 노출 등 2차 피해를 막고 피해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22. 10. 27. 2021헌가4 참조).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피해아동이 사망하여 ‘건강한 성장 도모’라는 기본적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게 된 경우 사생활과 2차 피해 방지라는 보호법익도 피해아동이 성장 중인 경우와 완전히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법익균형성’에 이 부분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하면, 종전 당해 사건의 판단을 그대로 가져 와 청구인의 행위도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고, 이 사건 방송이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상당성

위 인정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피해아동의 상황, 이 사건 방송이 이루어진 경위, 구체적인 보도 내용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는 그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상당성·적합성이 인정된다. 지속적인 학대의 정황, 관련 기관과 사회의 소극적 대처가 낳은 결과에 대하여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피해아동의 얼굴 등을 공개한 것으로, 동일한 정도로 사실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생각하기 어렵다. 공개된 사진 및 동영상의 내용과 취득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도 이 사건 방송이 위와 같은 목적에 필요 최소한 범위를 넘어, 시청률을 높이거나 방송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기타 다른 목적을 위해 아동의 신상정보를 필요 이상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활용한 경우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나) 법익균형성

1) 피해아동이 사망하여 이 사건 조항의 보호법익인 ‘피해아동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기본적 목적은 달성할 수 없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다만, 일부 언론이 아동학대 사건을 보도하면서 아동학대 의제를 공론화하고 대중을 환기시키기보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컨텐츠를 노출한 결과 아동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편견을 강화시켜 온 폐해가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이 사건 조항이 제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아동이 사망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해아동의 사적 영역이 무분별하게 폭로되거나 그의 생활상이 왜곡되는 것을 막고, 끔찍한 피해를 당한 모습으로 박제되어 대중에게 기억되지 않도록 피해아동의 인격적 이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고, 아울러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편견을 확대재생산하지 않도록 방지할 필요도 있다. 이와 같이, 사망한 아동의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고 편견의 확산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은 이 사건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이익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지므로, 아동최선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침해되는 이익을 구체화하고 이를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보호되는 이익과 형량할 필요가 있다.

3) 그런데 이 사건 피해아동의 나이, 피해 경위 및 사진과 동영상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피해아동에 관하여 그 사적 영역이 무분별하게 폭로되거나 생활상이 왜곡될 가능성,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이미지로 소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이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아동학대 사건에 관한 어떠한 사회적 편견을 확산시켰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이와 같이 피해아동의 얼굴이 담긴 사진 등의 노출을 포함한 이 사건 방송이 이 사건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이익을 침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오히려 이 사건 방송은 피해아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사건의 진상이 충분히 조사되고 규명되어 가해자가 책임에 부합하는 처벌을 받는 것이 아동학대로 사망한 피해아동의 입장에서 가장 큰 이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에서 아동의 추정적 의사 내지 이익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유족의 의사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요소일 것인데, 이 사건의 특성상 유족의 의사를 확인하기는 어렵고, 입양 전 피해아동을 돌본 위탁가정의 위탁모는 피해아동을 추모하고 아동학대의 전모가 정확히 밝혀지기를 원하면서 피해아동의 입양 전 모습을 공개하는 데 적극 협조한 사실도 있다. 나아가 이 사건 피해아동이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하기 전 몇 달 간 겪은 극심한 학대나 비인격적 취급을 감안할 때, 피해아동이 이름 없이 혹은 자신과 전혀 관련 없는 이름으로 보도되고 잊혀지다가 이 사건 방송에 따라 사람들이 그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게 된 것도 참작할 만하다.

또한, 이 사건 방송은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아동학대범죄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가해자의 범행 내용에 부합하는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아동학대범죄의 예방 방안 등을 공론화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으로 제작되었음이 인정됨과 동시에 언론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행사로서의 의미도 가진다. 이 사건 방송 후 가해자는 살인죄가 유죄로 인정되어 형이 확정되었고, 아동학대범죄의 예방 및 처벌에 관한 법령이 정비되는 등 후속조치 및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졌으며, 이 사건 방송은 복수의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5)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침해이익과 보호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성도 인정할 수 있다.

(다)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의 조각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청구인의 행위는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상당성, 법익균형성도 인정된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라도 피해아동의 모습이나 인적사항을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 하에서 그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방송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살필 때, 이 사건 방송이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방송은 정당행위에 해당하며 위법성이 조각된다.

(4) 소결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 방송이 이루어지게 된 전후의 사실관계와 이 사건 방송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 여부를 면밀히 판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정당행위에 관한 중대한 법리오해 또는 수사미진으로 인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