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온라인 플랫폼 상생협력과 영업비밀 보호
강철하 편집장 / 미래융합정책연구소장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재화·용역 거래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사)’가 거래상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입점업체)’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과의 관계에서 거래상의 종속성이 심화되고 있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온라인 플랫폼 동반성장지수를 신설하고 동반성장위원회의 업무에 온라인 플랫폼 동반성장지수의 산정 및 공표를 추가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의 상생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동 법 개정안 내용 중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수수료와 정산 기간 공개, 입점업체와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정보 공개의 범위에 ‘영업비밀’이 포함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안(제안일 : 2026. 8. 3.)’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과정에서 생성ㆍ획득한 정보를 이용사업자와 공유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안 제20조의11 및 제20조의12).
문제는 동 법 개정안에 따라 입점업체가 온라인 플랫폼사에 요구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사가 공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정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지 여부이다.
동 법 개정안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용사업자의 중개거래를 통하여 생산된 정보(중개거래 산출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용사업자가 중개거래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중개거래 계약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안이 성안이 될 경우 오픈마켓, e커머스, 배달앱 등은 수수료, 정산주기 등을 공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개거래 산출 정보’나 ‘중개거래 계약 정보’라는 개념은 그 일반․추상성에 따라 어느 범위까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지 논란이 될 수 있고, 결국 이러한 정보 공개의 범위 문제는 개정안에 의하면 향후 대통령령을 통해 해당 정보의 내용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업계는 온라인 플랫폼의 중개거래 알고리즘이나 수수료 배분전략 정보의 경우와 같이 각 플랫폼사의 영업방법이나 전략 등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가 공개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만일 개정안과 향후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에 영업비밀과 관련된 정보가 공개 범위에 들어가게 된다면, 온라인 플랫폼사의 영업전략이 노출되어 경영상·사업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상생협력법 개정안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상생협의체 설치, 판매대금의 신속한 지급, 우수 상생협력 중개사업자 지원 및 이용사업자에 대한 지원 등 대·중소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 있어 긍정적이며, 또한 바람직한 입법으로 판단된다.
다만, 상기의 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의 현실적인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지, 기업의 영업비밀을 적절히 보호하고 있는지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실제로 대부분의 입점업체들은 이미 각 플랫폼의 수수료와 정산기한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의 공개는 부차적일 수 있다. 오히려 과거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목격한 바와 같이 입점업체들의 주된 관심사는 온라인 플랫폼의 중개거래 알고리즘이나 수수료 배분전략 공개 여부보다 판매 대금의 신속한 정산 주기가 현실적인 요구사항일 수 있다.
따라서 상생협력을 위한 바람직한 의도로 추진하는 입법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기업의 영업비밀이 불필요하게 노출되어 영업상의 경쟁력 약화나 사업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주) 강철하 편집장(미래융합정책연구소장)은 한국영업비밀보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