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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외국인이 고용계약 체결 후 해외 근무 시 준거법과 일상적 노무제공 국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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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문제의 소재

​디지털 기술의 발달, 한국기업의 글로벌화, 해외인재의 활용 측면에서 외국인이 자국 또는 제3국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한국 본사와 직접 고용계약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음악산업에서는 이러한 형태가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되었지만 음악 작업의 특성상 각자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고 근로시간에 대한 근로의 대가이기 보다는 산출물, 즉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서 민법상의 고용계약 또는 외주용역 계약으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 논란이 적었기에 공인노무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최근 각 분야의 K-컨텐츠가 K-문화산업으로 성장하고 넥플릭스 등 서비스로 인하여 음악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이 다양한 고용형태로 한국 본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음 사례의 경우, 어느 나라의 법률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일상적 노무제공 국가를 어디로 보아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검토한다.

Ⅱ. 고용계약서의 주요내용 (실제 사례를 일부 수정, 편집)

​1. 준거법

​본 계약은 한국 법률에 따라 규율되고 해석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분쟁이 발생한 경우 우호적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 한국 법원이 본 계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분쟁에 대해 관할권을 가진다.

2. 계약 형식

고용계약서의 대제목은 고용계약서(Employment Agreement)이고, 첫 시작하는 문구는 “본 독립계약자 계약(This Independent Contractor Agreement)은 2024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계약 당사자는 AMERICANO회사(“Company”), BENJAMIN(“Employee”)이다.

3. 계약 내용

고용기간은 2024.1.1.부터 2025.12.31.이다. 다만,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고용기간 또는 갱신기간이 끝나기 최소 30일 전에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는 경우 1년(12개월) 단위로 자동으로 갱신된다.​

주요 근무장소는 한국 및 미국 뉴욕의 AMERICANO 회사의 사무실이다. BENJAMIN는 고용기간 동안 회사의 경비로 회사 업무를 위하여 출장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근무시간은 주 40시간이며 주 5일 근무제이다. BENJAMIN는 시간제(Hourly worker) 또는 일당 근로자(Daily worker)가 아니라 정규직 직원(Full-time employee)으로 간주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업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실사 영상[1]을 기획, 제작하는 업무이다. 그는 이미 이러한 업무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서 경력직으로 채용되었다. BENJAMIN는 선임 개발자 직책을 가지고 있으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가진다. 회사는 BENJAMIN의 직무를 변경할 수 있으며 사전에 공식적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또한 회사는 BENJAMIN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하여야 한다.​

보상은 고액 연봉(3만 달러)이며, 전월 근무에 대하여 매월 5일에 12개월로 분할하여 지급한다. 보너스는 개인의 기여도와 성과에 따라 연봉의 5% ~ 15% 사이의 금액을 연 2회 지급한다. 연봉은 1년(12개월) 마다 재협상한다.

그 외 영업정보 및 기밀정보에 대하여 보호의무가 있으며 경업금지 의무(Non-Compete Obligation)가 있다.

4. 계약 해지

직원이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직원이 정당한 업무 지시 또는 명령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거부한 경우, 직원이 회사에 중대한 민사적 또는 형사적 법적 분쟁을 야기한 경우, 회사가 중대한 문제없이 급여 지급일로부터 2주 내에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5. 실제 근무상황

실제로는 고용기간 동안 한국에 입국한 적은 없으며 한국 입국에 필요한 어떠한 비자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근무장소는 뉴욕의 사무실 또는 재택으로 근무를 하였다.

매주 금요일에는 한국 본사 직원으로 줌으로 연결하여 화상, 음성으로 업무진행 사항을 보고를 하고, 업무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지난 5개월 전부터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매월 지급되는 급여가 절반으로 줄여서 지급되고 있고 지금까지 업무 성과도 있었다고 직원 스스로 판단은 하는데 보너스가 지급된 적은 없다고 한다.

​Ⅲ. 준거법 및 일상적 노무제공 국가에 대한 판단​

1. 국제사법 관련 규정[2]

​국제법의 속지주의(Territoriality Principle)에 따라 일반적으로 각 국의 법은 그 국가의 영토 내에서 이루어진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의 경우 국제사법 제48조에 따라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였더라도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강행 규정에 따른 근로자 보호는 부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3].

즉, 근로자가 실제 일하는 국가의 강행법규는 우선 적용된다.​

그러나 준거법을 명시적으로 선택하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노무를 일상적으로 제공하는 국가(실제 근무장소)’의 법률이 적용된다. 따라서 외국인이 자국 또는 제3국에 있는 한국 지사의 사무실 또는 자택에서 근무하는 방식으로 한국 본사와 체결한 경우, 일반적으로 그 근로자가 실제로 일하는 자국 또는 제3국의 노동관련 법령이 적용된다.​

한국의 근로기준법, 4대 보험 등은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지만 계약 내용, 업무 지휘 및 임금지급의 주체, 근무 장소, 계약 체결의 경위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 국제사법이 적용되는 근로계약 관계에서의 적용법 판단

고용노동부는 국제사법의 개정 내용 및 법원 판결 등을 반영하여 국제 근로관계에서 준거법 관련 행정해석을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4].

외국적 요소가 있는 근로계약 관계에서 근로계약 당사자가 어느 나라의 법을 적용 받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국제사법에 따라 명시적·묵시적으로 선택한 준거법이 있는지 여부와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다만, 명시적 준거법 선택 여부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 등을 현실적으로 구별하기 어렵고, 판례에서도 사안마다 구체적 사정을 살펴 판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묵시적 준거법 선택 여부 및 ‘일상적 노무제공 국가’에 대한 판단시 다음의 6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3. 사안의 적용

고용계약서의 명칭은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로서 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 내용은 정규직 근로계약(Full-time Employee)을 체결한 것이며 임금은 고정형 연봉제이다. 실제로는 유일한 근무장소가 미국(뉴욕)에 소재한 AMERICANO회사의 사무실 또는 재택 근무하였고, 고용기간 동안에 한국에 입국한 사실이 없었다.​

(1) 전체 근로계약기간 중 해외 근무기간​

고용 계약기간(2024.1.1~2025.12.31) 중 지금까지 미국 뉴욕 또는 재택근무로 이루어졌다. 한국 내 근무 이력이 없다. 이러한 내용은 ‘일상적 노무제공 국가’가 미국으로 보여 한국 근로기준법의 적용에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2) 근무장소 및 국내 복귀 여부 (파견의 한시성)​

한국 본사에서 BENJAMIN를 채용하여 해외로 파견을 보낸 것이 아니다. 한국 본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지만 해외 현지 사무소에서 근무하거나 또는 재택근무하는 방식으로 채용되어 계속 해외에 머무는 형태이다. ‘국내 복귀’를 전제로 한 일시적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내용은 미국내 현지 채용에 가까운 외관을 가지고 있기에 한국 근로기준법 적용에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3) 근로계약 체결 장소​

BENJAMIN이 한국 비자를 발급한 적이 없다고 하였기에 한국에 입국한 적이 없고, 계약체결(서명)은 미국 또는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내용은 한국 근로기준법 적용에는 중립적 또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4) 근로시간 등 노무지휘 및 임금지급의 주체​

매주 금요일에는 정기적으로 줌(Zoom)을 통해 한국 본사 임직원과 화상 또는 음성으로 회의를 하고, 업무 보고 및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임금은 한국 본사가 지급하였다. 비롯 주된 근무장소가 미국이였지만 사용종속관계의 핵심인 지휘명령의 주체가 한국 본사의 임직원이 명백하다. 이러한 내용은 한국 근로기준법 적용에는 매우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5) 노무제공의 실질적인 수령자​

BENJAMIN의 업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영상 기획/제작이다. 업무상 결과물은 온라인을 통해 AMERICANO사(한국 본사)로 전송되어 AMERICANO사의 사업에 직접 활용된다. 즉, 미국내 현지 법인이 아니라 한국 본사가 BENJAMIN의 노동력을 직접 이용하고 그 이익을 향유한다. 노무의 실질적 수령자가 직접적으로 한국 본사이기에 한국 근로기준법 적용에는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6) 법 적용에 따른 근로자의 기대이익 정도​

고용계약서는 준거법 조항에서 “본 계약은 한국 법률에 따라 규율되고 해석된다”고 명시하였다. 또한 분쟁관할 조항에는 “한국 법원이 관할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사법 제45조(당사자 자치)에 따르면 당사자는 준거법을 선택할 수 있다.​

당사자가 서명한 고용계약서에 한국 법률을 적용하겠다고 명시하고 있기에 BENJAMIN은 당연히 한국 근로기준법의 보호(임금체불 금지, 해고 제한 등)를 받을 것이라는 ‘강한 기대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당사자 간에 자유의사에 의하여 한국 법률을 준거법으로 설정해놓고, 막상 분쟁이 발생하니, 이제 와서 주요 근무장소가 한국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 및 신의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Ⅳ. 사안의 해결​

한국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록 (1), (2) 요소를 볼 때 ‘일상적 노무제공 장소’가 미국으로 보이지만, 양 당사자가 준거법으로 한국 법률을 명시적으로 선택하였다.​

업무상 지휘명령권자 및 노무수령자가 한국 본사라는 점은 단순한 해외 현지 채용이 아니라 ‘국경을 넘은 원격 근무(Cross-Border Remote Work)’ 형태의 한국 본사 소속 근로계약임을 입증한다[5]. 또한 고용계약서에서 첫 시작하는 문구가 “Independent Contractor Agreement”이더라도, 그 본문 내용은 정규직(Full-time employee), 고정급, 출퇴근/근무시간 지정, 지휘명령 존재 등을 볼 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주석]​

[1] 일명 ‘디지털 휴먼 기술’을 이용한 업무이다 : 땀구멍, 솜털, 표정을 지을 때마다 달라지는 주름. EVR 스튜디오가 선보인 디지털 휴먼은 실사와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Forbes Korea. 2021.12.27)​

[2] 제21조(준거법 지정의 예외) 제45조(당사자 자치) 제46조(준거법 결정 시의 객관적 연결) 제48조(근로계약)

[3] 국제 근로관계에서 고용계약법은 선택의 자유원칙과 약자로서의 근로자 보호원칙이 동시에 적용된다. 당사자 간에 준거법 선택은 가능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된다 : 우호성의 원칙, 강행조항 회피 방지, 객관적인 국제적 요소, (The law applicable to employment contracts under the Rome I-Regulation, Marcin Czerwiński, Adam Mickiewicz University Law Review, 2015.6.30)

​[4] 해외 사업의 적용 노동법 기준의 변경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 4248, 2022.12.29)

​[5] 일상적 노무 제공지역은 해외근무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무의 실질을 현지법인이 수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사용자가 노무의 실질을 현지법인이 수령하는 것으로 구성하고자 한다면 (자료원 : 해외근무 근로자에게 국내 근로기준법은 적용될까, 신성환 변호사, 노동법률(2025.2월), 페이지 139)

① 해외근무 근로자의 급여 일체를 지급하는 주체를 현지법인으로 설정하고, ② 해외근무 근로자의 업무 에 대한 직접적 지휘 및 감독 역시 현지법인 내부적으로만 이루어지도록 설정할 필요가 있다. ③ 해외 근무 근로자에 대한 평정 및 성과 판단도 현지법인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소청백(素淸白) 안성준 노무사(강남노무법인)는 IT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노무 전문가로, 노사관계 및 노무법적 쟁점을 다룬 ‘소청백 안성준 노무사’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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