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증거]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엑셀파일로 생성·저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행된 압수수색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2도11923 판결
【판시사항】
[1] 압수의 목적물이 전자정보가 저장된 저장매체인 경우, 수사기관이 그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압수·수색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가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의 종료 후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하거나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를 열람하는 것이 위법한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무관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지 여부(소극)
[3] 헌법과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와 이를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위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 구체적 사안이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및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
[4] 피고인 갑을 장물취득 및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수사하던 검사가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피고인 갑의 주거지에서 치과병원 동업계약서와 부동산임대차계약서를 압수한 데 이어, 같은 날 피고인 갑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였고, 검찰 포렌식 수사관이 휴대전화의 애플리케이션, 연락처, 통화기록, 메시지, 검색로그, 브라우저 기록, 사진 등의 정보를 이미징하여 복제하고 엑셀파일과 피디에프 파일을 생성하였으며, 검사는 위 각 계약서와 휴대전화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으면서 그 전후에 걸쳐 피고인 갑 등의 치과 운영과 관련된 메시지 등을 문서로 출력한 뒤 비의료인인 피고인 갑과 치과의사인 피고인 을, 병이 공모하여 의사 등이 아닌 자로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여 의료법을 위반하고,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 등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한 사안에서, 위 각 계약서는 범죄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영장으로 압수한 것이고, 엑셀파일 등을 생성·저장·복제하고 출력물을 출력한 절차에 영장주의를 위반한 위법이 있으며, 나머지 증거들도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로서 그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모두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수사기관은, 압수의 목적물이 전자정보가 저장된 저장매체인 경우에는 압수·수색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유관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무관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저장매체의 소재지에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물론, 예외적으로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imaging) 등의 형태(이하 ‘복제본’이라 한다)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한 경우에도, 그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
[2]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종료 후에도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압수 대상이 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종료 후에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사기관이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무관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는다.
[3]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2차적 증거의 경우,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은 물론이고,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구체적 사안이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나 이를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4] 피고인 갑을 장물취득 및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수사하던 검사가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피고인 갑의 주거지에서 치과병원 동업계약서와 부동산임대차계약서를 압수한 데 이어, 같은 날 피고인 갑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였고, 검찰 포렌식 수사관이 휴대전화의 애플리케이션, 연락처, 통화기록, 메시지, 검색로그, 브라우저 기록, 사진 등의 정보를 이미징하여 복제하고 엑셀파일과 피디에프 파일을 생성하였으며, 검사는 위 각 계약서와 휴대전화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으면서 그 전후에 걸쳐 피고인 갑 등의 치과 운영과 관련된 메시지 등을 문서로 출력한 뒤 비의료인인 피고인 갑과 치과의사인 피고인 을, 병이 공모하여 의사 등이 아닌 자로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여 의료법을 위반하고,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 등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한 사안에서, 최초 발부된 영장으로 그 범죄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위 각 계약서를 압수한 것은 위법하고, 검찰 포렌식 수사관이 엑셀파일과 피디에프 파일을 생성·저장한 조치에는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압수함으로써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으며, 검찰이 추가적인 선별을 예정하지 않은 채 위 엑셀파일 등을 그대로 보관하면서 위 메시지 등을 출력한 조치는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무관정보를 압수·수색한 것에 해당하므로 위법하고, 그 위법성은 추가 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여 치유되지 않으며, 피고인들의 진술 등 나머지 증거들은 위법수집증거인 위 각 계약서나 출력물을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로서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된다고 보기 어려워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위 각 계약서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전자정보 압수·수색 및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8조의2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8조의2 [3]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7조, 제308조, 제308조의2 [4]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구 의료법(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현행 제87조 참조), 형법 제30조, 제34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7조, 제308조, 제308조의2
【참조판례】
[1][2] 대법원 2022. 1. 14. 자 2021모1586 결정(공2022상, 405)
[1]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공2015하, 1274)
[2][3]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공2024상, 818)
[2]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9782 판결
[3]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공2007하, 1974)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공2009상, 503)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공2009상, 900)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공2017하, 2033)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oooo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2. 9. 7. 선고 2021노62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의료법 위반
피고인들은 2017. 3. 28.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딩 10층에 있는 △△치과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의료인 자격이 없는 피고인 1이 상가 보증금 1억 원을 포함하여 인수금액 2억 3,500만 원을 출자한 후 치과병원의 재무관리를 책임지고, 치과의사인 피고인 2는 임플란트 기술 등을 노무출자하고 피고인 1과 협의한 급여를 받기로 하며, 치과의사인 피고인 3은 진료를 하며 급여로 매월 1,300만 원을 받기로 하는 등,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고 비의료인인 피고인 1이 주도하여 위 병원을 운영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17. 4.경부터 2017. 10.경까지 위 건물에서 □□치과라는 상호로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피고인 1은 대표로서 임금, 월세, 마케팅비 등 병원 운영에 필요한 자금 일체를 조달하며 운영사항 전반에 대해 보고받고, 피고인 2, 피고인 3은 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며 진료행위를 하고 급여를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의사 등이 아닌 자로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
나. 사기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7. 4.경부터 2017. 10.경까지 위와 같이 □□치과를 운영하면서 마치 □□치과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병원인 것처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 지급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요양급여비 등 명목으로 합계 27,599,220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2.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1을 장물취득 및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수사하던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이하 ‘담당 검사’라 하고, 그 지휘에 따라 위 사건을 수사한 검찰수사관을 ‘담당 수사관’이라 하며, 함께 지칭할 때에는 ‘담당 검사 등’이라 한다)는 2017. 11. 13. 의정부지방법원 판사로부터 피고인 1의 갤럭시 S8(010-****-****, 이하 ‘이 사건 휴대전화’라 한다) 등을 ‘압수할 물건’으로 하는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제1 영장’이라 한다)을 발부받았다.
제1 영장의 범죄 혐의사실은 “피고인 1이 2016. 4.경 공소외 1에게 2회에 걸쳐 돈을 빌려주면서 그 담보로 리스차량으로서 장물인 포르쉐 카이엔 1대, 페라리 F12 1대, 벤틀리 컨티넨탈 1대를 각 건네받아 취득하고, 2016. 4.경 중국 마카오 소재 ◇◇◇호텔 ‘정켓방’에서 공소외 1에게 9,500만 원 상당의 카지노 칩 등을 제공해 바카라 도박을 하게 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장을 개설·운영하였다.”라는 것이다.
나. 담당 수사관은 2017. 11. 14. 11:15경 피고인 1의 주거지에서 제1 영장을 집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치과병원 동업계약서’와 ‘부동산임대차계약서’(이하 함께 가리킬 때는 ‘이 사건 각 계약서’라 한다)를 압수하였다. 그리고 같은 날 15:00경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실에서 제1 영장 집행으로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휴대전화를 압수하였다.
다. 담당 검사 등은 2017. 11. 17. 피고인 1을 면담하며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제시하고 ‘비의료인인 피고인 1이 □□치과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으나, 피고인 1은 이러한 의료법 위반 혐의를 부인하였다. 이에 담당 검사 등은 피고인 1에게 ‘디지털포렌식팀에서 휴대전화 분석 내용이 오면 이를 근거로 조사하겠다.’는 취지로 고지하였다.
라. 서울고등검찰청 모바일포렌식팀 수사관(이하 ‘포렌식 수사관’이라 하고, 담당 검사 등과 함께 지칭할 때는 ‘검찰’이라 한다)은 담당 검사의 요청에 따라 2017. 11. 19.경 이 사건 휴대전화의 애플리케이션, 연락처, 통화기록, 메시지, 검색로그, 브라우저 기록, 사진 등의 정보를 이미징하여 복제하고(이와 같이 복제된 파일을 ‘이 사건 복제본’이라 한다), 동일한 정보가 담긴 엑셀파일 및 피디에프(pdf) 파일(이하 통틀어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이라 한다)을 생성한 후 그 무렵 디지털수사통합업무관리시스템(이하 ‘디지털업무시스템’이라 한다)에 등록하였다.
위 파일들의 통화기록은 2013. 7. 1. 자 및 날짜를 알 수 없는 것 외에는 2017. 3. 29.부터 2017. 11. 14.까지 이루어진 것이고, 메시지는 카카오톡이나 위챗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주고받은 것들로서 날짜를 알 수 없는 것 외에는 2016. 6. 28.부터 2017. 11. 19.까지 사이에 생성된 것이며, 사진은 2017. 7. 4.부터 2017. 11. 14.까지 사이에 수정된 것이다.
마. 담당 검사는 2017. 12. 1. 피고인 1을 제1 영장 범죄 혐의사실과 무등록 대부업으로 인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하였다.
바. 담당 검사 등은 2018. 1. 5.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디브이디(DVD)에 복제하여 기록에 첨부하고, 상대방이 ‘☆☆☆치과’ 및 ‘▽▽▽치과김실장’인 메시지 전부를 따로 분류하여 문서로 출력하였다. 위 메시지 중 ‘☆☆☆치과’ 부분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이고, ‘▽▽▽치과김실장’ 부분은 피고인 1과 공소외 2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이다. 공소외 2는 □□치과에서 입출금, 정산 등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사. 담당 검사는 2018. 1. 9. 의정부지방법원 판사로부터, ‘범죄사실’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의료법 위반 부분으로 하고, ‘압수할 물건’을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실에 보관 중인 이 사건 각 계약서’ 및 ‘기 압수된 이 사건 휴대전화’로 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제2 영장’이라 한다)을 발부받았고, 담당 수사관은 2018. 1. 10.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실에서 제2 영장을 집행하여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각 계약서 및 휴대전화를 압수하였다. 검찰이 이 사건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다시 디지털포렌식 절차를 진행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아. 담당 검사 등은 2018. 1. 12.경 ‘피고인 1의 □□치과 명함’, ‘위 치과의 8월 홍보 자료’와 피고인 1이 “제가 강남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데”라고 적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공소외 2가 피고인 1에게 전송한 정산내역 파일 등을 문서로 출력하였다(이하 2018. 1. 5. 출력된 메시지들과 통틀어 ‘이 사건 출력물’이라 한다).
자. 공소외 2는 2018. 1. 9. 검찰에서 ‘피고인 1이 □□치과 운영에 관여한 것을 인정한다.’는 등의 진술을 하였고, 피고인 1은 2018. 1. 19. 검찰에서 ‘□□치과가 사무장병원임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 등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가. 담당 검사 등이 이 사건 휴대전화를 외부로 반출한 후 제1 영장의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1과 피고인 2 사이의 사무장병원 운영에 관한 문자메시지 등을 우연히 발견하였고, 이에 더 이상의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에서 제2 영장을 발부받아 이 사건 휴대전화를 다시 압수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적법하므로, 거기서 발견된 전자정보 및 이로부터 출력한 이 사건 출력물의 증거능력은 인정된다.
나. 피고인들의 각 검찰 진술은 위법수집증거인 이 사건 각 계약서의 2차적 증거이기는 하나, 피고인 1은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제시받기도 전에 □□병원 개설·운영 사실을 스스로 진술하였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범행을 계속하여 부인하였으므로, 그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 수 있다.
4.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리
가) 수사기관은, 압수의 목적물이 전자정보가 저장된 저장매체인 경우에는 압수·수색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저장매체의 소재지에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물론, 예외적으로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imaging) 등의 형태(이하 ‘복제본’이라 한다)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한 경우에도, 그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22. 1. 14. 자 2021모1586 결정 등 참조).
나)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종료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압수 대상이 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종료 후에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사기관이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무관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는다(대법원 2022. 1. 14. 자 2021모1586 결정,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9782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먼저, 포렌식 수사관이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생성·저장한 조치에는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압수함으로써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1) 포렌식 수사관이 2017. 11. 19.경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생성하여 그 무렵 디지털업무시스템에 저장하는 과정에서 제1 영장 범죄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전자정보를 선별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엑셀파일 등에 포함된 메시지나 사진 등은 제1 영장 범죄 혐의사실의 범행일인 2016. 4.경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이 사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것인 점에 비추어, 포렌식 수사관은 범죄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이 사건 휴대전화의 메시지, 사진 등 전자정보 전부를 그대로 복제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2) 검찰이 제1 영장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의 선별 과정에서 그 수단으로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생성·저장하고 혐의사실 관련성을 고려한 압수 절차를 거친 후 무관정보를 즉시 삭제하는 등 압수·수색의 전 과정에 비추어 선별압수 원칙이 준수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생성·저장한 조치만을 떼어 내 영장주의 원칙 위반으로 평가할 수 없을 것이나, 이 사건에서 이러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나) 나아가, 검찰은 2017. 12. 1. 피고인 1을 제1 영장 범죄 혐의사실 등으로 기소하였고, 2018. 1. 5.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그대로 디브이디(DVD)에 복제하여 보관하였다. 따라서 검찰이 추가적인 선별을 예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생성·저장한 2017. 11. 19.경 이미 제1 영장에 따른 압수·수색이 종료되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검찰은 제1 영장의 유관정보를 제외한 전자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였어야 함에도, 무관정보가 포함된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그대로 보관하면서 디브이디(DVD)에 복제하고 그 파일에서 이 사건 출력물을 출력하였다. 이러한 검찰의 조치는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무관정보를 압수·수색한 것에 해당하므로 위법하고, 그 위법성은 제2 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여 치유되지 않는다.
나. 증거능력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2차적 증거의 경우,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은 물론이고,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사안이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나 이를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심판단과 같이, 검찰이 제1 영장으로 그 범죄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압수한 것은 위법하다. 그리고 검찰이 이 사건 엑셀파일 등을 생성·저장·복제하고 이 사건 출력물을 출력한 절차에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계약서 및 출력물은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
나) 피고인들과 공소외 2의 각 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을 비롯한 나머지 증거들은 위법수집증거인 이 사건 각 계약서나 출력물을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로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역시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수사는 담당 수사관이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압수함으로써 개시되었고, 검찰은 제1 영장으로 이 사건 휴대전화를 압수한 기회를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별건인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다시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이 사건 출력물 등의 증거를 수집하였다. 이러한 절차 위반행위가 없었더라면 검찰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여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거나 현저히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2) 검찰은, 피고인 1과 공소외 2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공소외 2를 조사 대상자로 특정하였고, 공소외 2가 2018. 1. 9. 검찰에서 한 진술 중 상당 부분은 피고인 1과 공소외 2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제시받은 후 그 내용을 전제로 한 질문에 답변한 것이다.
(3) 피고인 1은 2018. 1. 19.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제시받기 전에 자백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1은 2017. 11. 17. 담당 검사 등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이미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제시받은 바 있다. 이 사건 각 계약서는 수사개시의 단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치과 개설·운영 일시와 장소, 운영과 관련된 각자의 역할 분담을 알 수 있는 핵심증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은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직접 제시받고 한 것과 다름없거나 적어도 이 사건 각 계약서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들이 검찰 및 법정에서 한 나머지 각 진술 가운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은 이 사건 각 계약서 또는 출력물을 제시받은 후에 그 내용을 전제로 한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술한 것이거나 이 사건 각 계약서 또는 출력물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진술한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앞서 본 절차적 위법과의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에 해당한다.
다. 소결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전자정보 압수·수색 및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